어린 시절 두만강 근처에서 일본군에게 길 안내를 해주고 받은 게 수류탄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누가 그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저는 영화 '봉오동 전투'를 보면서 단순히 독립군의 승리만이 아니라, 그 승리를 위해 희생된 수많은 민간인들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남았습니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는 항일 무장 투쟁사에서 첫 대규모 승리로 기록되지만, 그 뒤편에는 가족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절규가 있었죠. 일본군의 월강추격대(越江追擊隊) 편성 이후 만주 지역 민간인들이 겪어야 했던 무자비한 학살, 그리고 독립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는 역사책 한 구석에도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유인작전의 실체와 희생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핵심 전술은..
솔직히 저는 단종이라는 역사 속 인물에 대해 '비운의 왕'이라는 이미지만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 를 보고 나니, 제가 알던 단종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1452년 겨우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던 이홍위는 이듬해 숙부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왕위를 빼앗기고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광천골 촌장 엄홍도와 마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가 역사책에서 읽던 것과는 사뭇 다른 감정을 전해줍니다. 한명회라는 인물, 역사 기록과 영화 속 재해석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서 킹메이커란 정치적 실권자를 왕으로 만들어주는 핵심 인물을 뜻합니다. 한명회는 바로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든 대표적인 킹메이커였죠..
장기 하나 이식받았는데 초능력자가 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2025년 5월 30일 개봉한 영화 하이파이브는 이 황당한 설정을 정말 진지하게 다룹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국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마블 영화의 화려함과 주성치 영화의 엉뚱함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이었죠. 장기이식으로 얻은 초능력, 설정부터 참신하다하이파이브의 핵심 설정은 특별한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6명이 각기 다른 초능력(슈퍼파워)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서 초능력이란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넘어서는 특수한 능력을 의미합니다. 심장을 이식받은 소녀는 엄청난 근력을, 폐를 받은 청년은 무한에 가까운 폐활량을, 간을 받은 남자는 타인의 고통을 흡수하는 치유 능력을 갖게 되죠.영화 속 능력 체계는 상당히 ..
저도 처음엔 은퇴한 국가대표들이 경찰이 된다는 설정이 좀 억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막상 드라마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설득력 있게 풀어냈더라고요. 복싱 금메달리스트, 사격 선수, 펜싱 선수, 원반 던지기 선수까지,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모습이 단순한 액션물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1, 2화를 보면서 느낀 건, 이 드라마가 단순히 '잘 싸우는 경찰' 이야기가 아니라 정의와 부패, 그리고 재기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은퇴 국가대표들의 특채 경찰 전환, 현실성 있나요?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모두 한때 국가를 대표했던 선수들입니다. 복싱 미들급 금메달리스트 윤동주(박보검), 사격 금메달리스트 지한나, 펜싱 은메달리스트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단순한 액션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진행되면서 제가 느낀 건 단순히 주먹질과 칼질만 난무하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는 거였죠. 주인공 인남이 청부살인업을 그만두려는 순간, 과거의 연인 영주와 그녀의 딸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방콕의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과정이 제 심장을 쥐어짜더군요. 특히 방콕 거주 한인 사회와 인신매매 조직이 얽힌 현실적인 설정이 영화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청부살인업을 그만두려던 남자, 과거와 마주하다인남은 야쿠자 두목 고레다를 제거하는 일을 마지막으로 청부살인업에서 손을 떼려 했습니다. 여기서 청부살인업(contract killing)이란 의뢰인으로부터 금전을 받고 특정 인물을 살해하는 불법 행위를 의미합니다. 인남에게..
아이와 함께 역사 영화를 보면서 "엄마 아빠 시대에는 이런 일도 있었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저 역시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했었는데, 영화 를 통해 그 해답을 조금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기록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운 택시 기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눈으로 본 광주의 진실영화는 송강호가 연기한 택시 기사 김만섭의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사글세방에서 딸 하나 키우며 10만 원이라는 큰돈에 눈이 멀어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죠. 저는 이 도입부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1980년 5월 1..